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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의 핫플레이스

 

지리산 문화예술 사회적협동조합 구름마  

 

글 사진 · 천기철 해남 주재기자

 

 

악양생활문화센터는 악양 구재봉 자락 옛 악양축지초등학교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센터에는 국내 유망 작가 5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은 2016년 하동의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홍보하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지리산 문화예술 사회적협동조합 ‘구름마(대표 이승현·45세)’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구름마의 국내 유망 작가 5명은 하동군으로부터 사회개발비를 지원받아 지리산과 섬진강, 하동 별천지길을 여행했다. 그러고 나서 이들 작가는 그렇게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과 매력을 감성적이면서도 밀도 있는 글과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그것은 여행그림책을 펴내는 것으로 이어졌다. 구름마에서 기획한 이 여행그림책은 하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고자 하는 하나의 목적이 있었고, 또 다른 목적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의 생태문화 자원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세상의 빛을 본 여행그림책에는 <2박 3일 지리산 여행>(김준철 작가), <섬진강>(윤보원 작가), <화개유람기>(박선희 작가), <하동 시골버스>(양인순 작가), <하동, 시간을 그리다>(박경희 작가)까지 5권이 있다.

다섯 권의 여행그림책에는 5명의 작가가 저마다 다른 독특한 감수성과 개성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기에 그 안에서 지리산과 섬진강, 하동의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2박 3일 지리산 여행>은 작가가 2박 3일간 지리산을 여행하면서 지리산의 여정을 개성 있는 그림으로 담아냈으며, <섬진강>은 섬진강의 시작과 끝을 따라가며 그 다양한 모습을 작가적 감성으로 엮었다. <화개유람기>는 먼 옛날 사람들의 이상향으로 알려진 청학동의 흔적을 찾아 나선 유람기로, 작가가 옛 문헌 속에서 단서를 잡아 청학동의 원류로 파악된 하동 화개를 찾아 동양적이고 강렬한 그림과 함께 화개의 여러 마을을 잔잔한 모습으로 화폭에 담았다. <하동 시골버스>는 작가가 화개터미널에서 안내도우미가 있는 행복버스를 타고 악양 평사리 들판에 이르는 여정을 담은 그림책으로, 악양의 아름다운 풍경과 버스에서 일어난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하동, 시간을 그리다>는 간판 없는 점방, 약사발이 그려진 약방 간판, 노점, 주막, 더 이상 사람이 찾지 않는 공중전화 등 낡고 오래돼 시간의 향기가 묻어나는, 그래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게들의 이미지를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했다.

그밖에 5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작업한 작품으로는 악양그림지도가 있다.

구름마는 이번 여행그림책 발간을 계기로 ‘그림책 학교’와 각종 문화예술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악양생활문화센터에서 5월 31일까지 원화전을 갖는다. 원화전에서는 책에 실리지 못한 그림들, 숨은 뒷이야기, 여행하면서 겪은 다양한 일화들도 들을 수 있다.

이승현 대표는 “여행그림책을 통해 지리산과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의 생태문화 자원을 사람들에게 알려서, 한번쯤 여행가고 싶은 곳으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올해 여행그림책 시즌2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 악양동로 176 / 대표 이승현 010-9989-6724

 

 

 

 

화개골 사랑방 지리흙집 황토마을 펜션

 

글 · 양승주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지리흙집 황토마을 펜션을 운영하는 양현만, 최정분 부부는 오직 황토만으로 황토집을 지었다. 나무틀을 사용해 벽을 세운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 찰흙을 빚어 형상을 만들듯이 오로지 황토만으로 집의 벽을 세웠다. 약 5년 전 겨울, 첫 황토집을 지을 때는 악천후로 겨우 세운 황토벽이 무너지는 일도 수차례 겪었다. 부부는 오직 흙만 가지고 흙집을 짓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을 했고 그곳에서 시련과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컨테이너에는 수도만 겨우 연결돼 있었고 한겨울이었음에도 난방은 없었으며 화장실은 먼 곳에 있는 간이화장실을 이용했다. 컨테이너 안은 작업을 위한 연장이 반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나름대로 아자방(亞字房)을 본떠 3일 동안 온기가 남아있는 구들을 설치할 수 있었다. 부부는 그렇게 거의 1년을 인터넷을 보고 독학을 하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묵묵히 흙집을 짓는 데 매진했다. 그 결과는 지금 지리흙집을 찾는 사람들이 그 어느 곳에서보다 진한 황토의 향을 맡으며 뜨끈한 찜질을 경험할 수 있는 순수한 황토 공간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경북 의성이 고향인 양씨는 2012년 9월 하던 일인 건축업을 접고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아내와 함께 화개골에 땅을 샀던 것이었다. 살아갈 땅을 보기 위해 정선, 제주도, 이어서 지리산 피아골과 청학동 등을 돌았지만 결국 화개골에서 본 곳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당시 땅 계약을 진행했던 부동산 업자는 잔금을 모두 치른 뒤 “무슨 마음으로 이 땅을 샀소?” 하고 물었다고 한다. 그 부동산 업자의 말에 따르면 그간 2년 동안 100여 명이 이 땅을 보았지만 아무도 사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양씨는 부동산 업자에게 그럼 1년 뒤에 오면 자신이 이 땅을 왜 샀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부동산 업자는 약속대로 1년이 지나서 막걸리를 사들고 양씨 부부를 다시 찾아왔다. 그는 전과는 달라진 잘 닦인 터와 집을 보고서 “이럴 줄 알았으면 이 땅 내가 살 걸 그랬어” 하고 말했다고 한다.

손님들에게 촌장으로 불리는 주인 양씨는 지금 황토집이 있는 그 화개골 높은 언덕에서 보이는 경치를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한다. 지금 지리흙집의 황토방 창문을 열면 양씨가 보고 반했던 그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양 촌장이 지은 황토집이 지금까지도 갈라짐 현상이 없다는 것이다. 양 촌장은 황토로만 벽을 세우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황토벽을 지키는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는 황토집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특수한 장치를 고안했다. 그것은 비닐이 황토집 처마 아래로 내려와 집 둘레를 모두 두를 수 있도록 막을 치는 장치이다. 비가 오면 양 촌장은 무엇보다 먼저 그 장치를 움직여 비가 들이치지 않도록 해서 황토집을 보호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부는 황토집을 하나 둘씩 늘려갔다. 화개골 동쪽 높은 언덕, 길은 나 있었지만 나무만 무성했던 그곳은 주인 부부의 손길이 닿으면서 황토집이 옹기종기 모인 작고 예쁜 마을로 점차 변해갔다.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숨겨진 보석과 같던 화개골 그 땅에 지금은 따뜻한 아랫목이 있는 집들이 세워졌고 그 집들 사이가 오솔길로 연결되었으며 마당엔 꽃과 나무가 자라나 화개의 빛나는 보석이 되어 꽃을 피웠다.

양 촌장은 처음 세운 황토집 현관에 그가 직접 작성한 “꿈의 고향을 찾다 지리향에 빠지다”라는 글귀를 크고 긴 나무판에 목각하여 명패로 걸어 두었다. 그는 화개골에 들어와 자리 잡고자 했을 때의 그 첫 마음을 그 명패를 보며 기억하고자 한다. 화개골에서의 삶은 어떠한지 묻는 질문에 양 촌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곳의 삶은 도시에서 사는 거하고는 달라요. 여기는 느려요. 세월이 좀 늦게 가는 편이죠. 몸은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불로장생하는 느낌이에요.”

지리흙집에 머물며 양 촌장에게 얘기하면 밤 줍기, 빵 굽기용 도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는 손님들에게 잠자고 바비큐하고 나서 그냥 떠나는 것보다는, 자연 속에서 무엇이든 체험하고 이곳에 머무는 동안 손님들이 재미를 느꼈으면 하는 그의 바람을 언제나 이야기한다. 최근에 그는 펜션 위쪽에 녹차·야생차 만들기 체험 공간을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양 촌장은 그가 꿈꾸는 지리흙집을 만들어가는 일이 자신에게 재미가 없었다면 화개골에서의 삶은 이어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부부가 손을 맞잡고 황토 한 줌으로 시작했던 작은 기적이 이제는 화개를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그를 아름답게 빚어주고 온 몸을 따뜻하게 달궈주는 어엿한 지리흙집 사랑방이 되어 그곳에 있는 것이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쌍계로 411 / 010-9367-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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