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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페이스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파라다이스 _ 강촌 유선대 암장

 

바윗길은 여러 갈래지만

나의 등반선은 하나

· 양승주 기자  사진 · 주민욱 객원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춘천 가는 차 안, 뒷좌석에 안치영, 도은나 두 명의 클라이머가 타고 있다. 안치영씨는 고산등반과 모험을 해온 산악인으로 아시아 황금피켈상을 두 차례 수상한 등반가이다. 그는 최근 경기도 동탄에 ‘프리월 클라이밍짐’ 실내암장을 열고 사람들에게 등반을 가르치고 있다. 도은나씨는 볼더링 국가대표 출신으로 현재 ‘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클라이밍 강사로 활동하며 성균관대학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욱 기자는 작년 안치영씨와 함께 토왕성 빙폭을 취재했던 얘기를 하는가 하면, 도은나씨가 클라이밍 유망주였을 때 그를 취재했던 얘기를 했다. 자일만큼이나 함께 벽을 오르며 쌓은 추억의 끈도 길고 튼튼한 것 같다.

점심때가 되어 강촌역에 도착했다. 강촌역을 지나서 검봉산 자락 강선사 앞에 차를 세우고 산길을 따라 15분쯤 걸어 올라가니 유선대 암장이 나타났다. 크고 넓은 바위를 먼저 와 있던 클라이머들이 오르고 있다.

검봉산 자락에 위치한 강촌 유선대 암장은 춘천한빛산악회에서 8년간 26개의 코스를 개척해 2016년 11월 개척보고회를 가진 곳이다. 본래 춘천한빛산악회는 춘천시청과 MOU를 맺고 검봉산을 관리해 오고 있었는데, 산 중턱의 반반한 바위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회원들이 생업으로 바쁜 와중에도 20개가 넘는 코스를 개척하면서 긴 인고의 시간 끝에 유선대 암장을 탄생시켰던 것이다.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먼저 오른 루트는 강촌 유선대 우벽 코난발가락(5.11a)이었다. 안치영씨가 등반을 시작했다. 세 번째 볼트를 지나서 등반선이 왼쪽으로 활처럼 휘어져 나갔지만, 바로 그 지점에 있는 칸테(kante-암벽 중에 튀어나온 바위 모서리)에서는 오른쪽으로 올라서 가야 하는 것이 까다로웠다. 군살 없는 몸에서 군더더기 없는 동작이 이어졌다. 그는 힘을 한 방울도 허투루 흘리지 않는 동작으로, 등반을 물 흐르듯 안정적인 리듬으로 완료했다.

안치영씨는 2012년 힘중(7,140m) 초등과 2014년 가셔브룸5봉(7,147m) 초등으로 아시아 황금피켈상을 두 차례 수상한 국내 최고의 알파인 클라이머 중의 한 사람이다. 2017년엔 코리안 웨이 인도 원정대 다람수라(6,446m) 팝수라(6,451m) 신루트 개척의 대원이었다. 그는 등반뿐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모험가이기도 하다. 그는 2015년 세계의 화산 중에서 가장 높은 안데스 산맥 오호스델살라도(6,893m)를 자전거로 등정했다. 또한 그는 겨울이 오면 스키를 타고 바다가 있으면 스쿠버다이빙을 즐긴다. 최근에는 서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스스로 너무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한다. 하지만 옆에서 보기엔 도전과 모험을 즐긴다는 것 하나에는 변함이 없는 그의 삶의 자세가 멋지게 보였다. 산악인이 서핑을 한다니 흥미롭고 재밌는 일을 벌일 것 같은 기대를 갖게 만든다.

실내암장이라는 새로운 일을 함에 있어서도 안치영은 자신의 손으로 벽을 만들어나가길 원했다. 실내암장을 만드는 데에는 벽 시공, 소방안전, 전기설비 등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 많다.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도 있었지만 그는 직접 모든 부분을 컨트롤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제 그는 자연의 벽을 오르는 것만큼이나 새로운 인공의 벽을 만드는 데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언제든 자신의 실내암장을 찾아오라고 말하는 그의 눈은 자신에 차 있었다.

 

언제나 벽을 마주하고서

도은나씨를 처음 보았을 때는 6년 전 클라이밍 대회 취재 때였다. 그는 어릴 때 클라이밍을 시작했고 꽃다운 나이에도 클라이밍을 했고 클라이밍을 누군가에게 가르치는 지금도 클라이밍을 하고 있다. 그가 걸어온 시간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그는 언제나 벽을 마주하고 있었던 것 같다. 도은나씨는 청소년 때 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클라이밍을 처음 배웠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자신이 클라이밍을 배웠던 같은 실내암장에서 클라이밍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자신이 클라이밍을 배우기 시작한 곳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특별한 기분이 들고 보람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1998년에 문들 연 일산올림픽스포츠센터는 올해로 만들어진 지 20년째인 곳으로, 그동안 많은 청소년 선수들을 키우고 배출해왔다.

도은나씨는 <사람과 산> 2013년 8월호에 “크리스 샤마가 제시한 클라이밍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미국 센더원 실내암장 개장식을 미국에서 직접 취재하고 글을 썼다. 딱 5년 전의 일인데 이번에 만났을 때는 ‘일본의 좋은 암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괜찮은 클라이밍 기사 소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은나씨는 대학원에서 스포츠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 대학원 이후의 진로를 고민하는 그를 보며 앞으로 몇 년 후엔 그가 어떤 삶의 등반선을 그리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코난발가락을 오르고 나서 도은나씨가 이번엔 시동(5.11b)을 올랐다. 신중하게 한 발, 그리고 한 손이 번갈아 나아간다. 서두름이 없는 움직임이다. 그가 시동을 완등하고 나서 오른쪽에 있는 102동(5.10b)도 어려움 없이 완등을 할 때쯤 조금 전부터 보이던 먹구름이 우르릉 쾅 천둥을 토해냈다. 잠시 후 비가 마구 쏟아져 내렸다.

 

비 내리는 암장이 우리들의 카페가 되어

안치영씨가 깔개로 쓰고 있던 넓은 발포 매트를 나무와 나무 사이의 로프에 걸어 지붕을 만들었다. 아무도 없는 암장에 한 평도 되지 않는 벽도 없어 비가 들이치는 임시 거처에 네 명이 한 시간 가까이 마주보고 서 있었다. 핸드폰을 꺼내 춘천시 남산면 날씨를 검색해보니 호의주의보와 폭염주의보가 함께 내려져 있었다. 공존하기 힘든 두 가지 상황의 전개, 어느 러시아 작가가 말한 것처럼 지상의 온도가 영상이어도 눈은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빗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어느 카페에 온 것처럼 얘기를 나눴다.

빗소리가 점점 잦아들더니 잠시 뒤 비가 그쳤다. 갑작스러운 국지성 호우로 로프와 퀵드로를 벽에 그대로 남겨뒀기 때문에 회수를 해야 했다. 안치영 대장이 주마링을 해서 남아 있던 로프와 퀵드로를 가지고 내려왔다. 장비를 정리해서 젖은 산길을 걸어 내려와 강선사로 돌아왔다. 강선사 맞은편에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삼악산이 물안개와 함께 멋진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안치영씨는 유선대에 올 때마다 비가 왔다고 한다. 이번까지 연속 네 번째 유선대에 와서 비를 맞았다. 지난 세 번은 암장에 도착할 때부터 비가 왔기 때문에 유선대를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가 와서 많은 루트를 오르지 못했다. “저는 유선대 오면 안 되겠어요.” 안치영씨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지만 그의 눈은 다음에 또 오겠다는 눈빛이다. “더울 때 저를 불러주세요. 비를 뿌려드리겠습니다.” 다음에 또 한 번 유선대 암장을 찾아와야 될 이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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