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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녕 화왕산
▒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고암면
▒ 늦가을 산성에 피는 하얀 불꽃

경남 창녕군에 속한 화왕산(758m)은 ‘불의 제왕’이란 이름처럼 가을이면 억새의 불꽃으로 봄이면 진달래의 불꽃으로 활활 타오는 산이다. 특히 이 산에는 사적 64호인 화왕산성과 목마장이었다는 사적 65호인 목마산성이 있다. 산 정상에 세워진 석성 화왕산성은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장군이 이 성을 근거지로 왜군과 싸웠다고 한다.

억새가 평원을 이룬 정상부의 장관과 산성을 함께 감상할 생각이라면 두 곳을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곳이 어욱새산장을 지나 정상 위의 안부로 올라서는 길이며 그 외에 창녕여중고 뒤편의 등산로를 따라 목마산성을 거쳐 화왕산에 이르는 길이 있다. 이 오름길은 평탄해 어렵지 않게 화왕산 정상에 설 수 있다. 이 외에 신라 흘애왕 때 창건됐다고 하는 관룡사를 거쳐 진달래 능선을 타고 화왕산성에 이르는 길이 있다. 이 능선 오름은 중간 중간 암릉구간이 놓여 있으며 단풍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또한 봄철이면 740봉부터 옥천계곡 내리막 구간에 진달래가 만발해 진달래 능선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이 중 네모난 돌을 고르게 쌓아 올린 산성을 밟아가며 산에 오를 계획이라면 어욱새산장길보다는 목마산성 쪽으로 올라 능선종주에 나서는 편이 한결 즐겁다. 산행은 창녕여중고등학교에서 맞은편의 오솔길로 들어서야 한다. 자하골의 물소리를 뒤로하고 오르막을 올라서면 송현리가 내려다보이는 능선 안부다.

길은 이 능선 안부에서 다시 계곡으로 떨어졌다가 계곡 건너편의 능선으로 올라붙게 되는데 지능선 하나를 넘는 셈이다. 이 오르막 길은 목마산 남서쪽 능선을 타고 산성으로 들어서게 되는 코스로 제법 경사가 심한 오르막을 올라쳐야 한다. 목마산성은 삼국시대 나타나는 형식인 야산의 계곡을 둘러싼 반면식 산성으로 신라 진흥왕이 대가야를 정복한 후 설치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하지만 산성의 명칭이 목마산성(牧馬山城)이기에 후대에 말을 기르기 위해 목마장으로 사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하고 있다. 목마산성 서문에 들어서면 거대한 목장 같은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초원을 품은 것 같은 정상의 목마산성에서 화왕산에 닿으려면 주능선에 올라붙어야 한다.

동쪽으로 길게 이어진 능선길은 초입에는 다소 급한 오르막을 올라 치다가는 평탄해진다. 특히 이 길에서는 우천리로 물 굽이치듯 흘러가는 능선과 뒤편으로 놓인 창녕 시내가 작은 교실 안에 놓인 그림들 같다. 목마산성에서 50분 정도 올라서면 757미터의 화왕산에 설 수 있다. 화왕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억새의 모습은 장관이다. 바람에 의해 일렁이는 파도처럼 좌우로 흔들거리는 억새는 물결이 일렁이는 듯하다.

정상에서 본 정상 안부는 동문과 서문이 솟아오르고 삼지연못이 있는 중앙부가 푹 들어가 영락없는 말안장의 모습이다. 주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산성길은 평탄하기 그지없지만 고암면 쪽은 수직 벼랑이다. 능선을 따라 동쪽으로 이어지는 산성길은 산성의 흔적을 따라 안부의 중앙으로 내려서야 한다. 계속 능선을 좇다보면 722봉으로 가거나 목장 길을 따라 옥천계곡으로 이어지는 임도로 떨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산성을 따라 안부의 중앙으로 내려서다보면 화왕산성의 동문에 닿는다.

동문 동쪽으로는 목장길이 이어진다. 이 길은 차가 다녀도 될만한 넓은 길로 동쪽으로 길게 뻗어 옥천계곡 임도와 맞닿는다. 동문에서 남동쪽으로 성벽을 따라 내려서면 ‘창녕 조씨 득성지비’가 있다. 이 득성비 옆이 창녕 조씨의 시조가 태어났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삼지다. 삼지는 세 개의 작은 못이 이어지는데 폭은 3∼4미터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득성비를 지나면 하산길을 만들기 위해 성벽을 낮춘 옥천리로 내려가는 등산로가 나타난다.

이 내리막 초입 바로 옆에 샘이 있긴 하지만 식수로 쓰기엔 어렵다. 산성길은 다시 오르막으로 변해 예전 홍수가 났을 때 배를 맨 곳이라는 배바위로 이어진다. 배바위에서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산성은 내리막으로 변하며 어욱새산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환장고개로 떨어진다. 어욱새산장 쪽은 경사가 급해 고개 아래로는 통나무 계단길을 만들어 놓았다. 이 환장고개에서는 창녕시내의 모습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통나무 계단길은 20여분이면 끝나고 계곡을 끼고 좁은 오솔길이 이어진다. 환장고개에서 어욱새산장까지는 40분 정도면 닿을 수 있으며 계속 내리막길이다.

↑ 개념도
서울에서 창녕까지는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09:40부터 17:05까지 하루 다섯 차례 직행버스가 운행한다. 창녕에서 산행들머리 창녕여중고등학교까지는 창녕시외버스터미널 옆에서 군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화왕산 내에 하도암씨가 운영하는 어욱새산장, 창녕군 내의 서울장여관이 있다. 여유가 있다면 인근의 부곡에 들러 온천욕을 즐기는 것도 권할 만하다.

5만분의 1 창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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