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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가리왕산 관련 국회토론회

 

훼손 후 복원도 어려운 가리왕산,

환경파괴 올림픽 왜 유치했는가

 

가리왕산은 500년 역사의 고산희귀생물 자생지로서 조선시대부터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왔으며 현재까지도 환경부 지정 녹지자연도 9등급에 해당하는 원시림이다.

이러한 귀한 산이 2018년 평창올림픽 단 사흘의 스키경기로 파괴될 위험에 처해 있다.

환경 훼손뿐만 아니라 예산 적자도 무시 못 할 문제다.

활강경기장 건설비용만 최소 1천100억 원 이상, 복원비용은 최소 1천억 원 이상 투여될 예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6시간짜리 개폐회식을 위해 인구 4,000명의 평창군 횡계리에 1천300억 원을 들여 개폐막식장을 짓겠다는데….

글 사진 · 장보영 기자

 

 

지난 12월1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환경 훼손, 적자 우려, 평창올림픽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심상정 국회의원실, 우이령포럼, 녹색연합, 문화연대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에는 이병천씨(산과자연의친구 우이령사람들 회장), 정희준씨(동아대 체육학부 교수), 윤상훈씨(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가 발제했고 김상철씨(나라살림연구소 연구원), 최준영씨(문화연대 사무처장), 남준기씨(내일신문 정책팀 기자)가 종합토론에 참가해 활발한 논의를 이었다. 토론 후에는 참가자 질의응답이 20분가량 진행됐다.

 

가리왕산 훼손 현황과 복원 한계

식전행사로 가리왕산 관련 영상을 시청한 뒤 노익상 우이령포럼 공동대표의 축사 후 ‘가리왕산 훼손 현황과 대안 모색’에 관한 이병천씨의 발제가 이어졌다. 먼저 이씨는 자료를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직위, 강원도,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산림청, 국회 등 가리왕산이 희생되기까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여러 정부부처의 과실과 직무유기에 대해 냉정히 따져 물었다.

그 중 세 가지 경우를 추려 살펴보면 IOC는 그들이 제시한 환경올림픽의 개념(환경올림픽이란 자연환경 및 문화사회적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올림픽 대회를 계획하고 건설하여 개최하며 대회가 끝난 후 환경에 긍정적 유산을 남기는 것)을 어기고 해당 국가에 과도한 시설을 요구해 환경파괴를 유발하고 있다. 조직위도 다르지 않다. 활강경기장 대안지로서 가리왕산 이외의 용평, H1, 무주, 북한의 마식령 등 다양한 지역을 IOC와 치열하게 검토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이에 이씨는 1998년 일본 나가노올림픽 사례를 들었다. “IOC가 시가 국립공원에 새로운 경기장 건설을 하자고 주장했으나 협상을 통해 기존 스키장인 하코네 스키장에서 치르는 것으로 관철했다. 또 하코네 활강경기장의 스타트라인이 1,680m인데 IOC가 경기의 질을 높이고자 230m 높은 1,850m로 주장하자 조직위는 고산희귀식물 자생지 훼손을 이유로 거부, 협상을 통해 85m 높여 1,765m에 스타트라인을 만들었다. 또 슬로프 내 희귀식물 보호지역은 점프시설을 만들어 훼손을 막았다.”

비난의 화살은 강원도도 빗겨나지 못했다. 가리왕산의 생태적 중요성에 대한 검토도 없이 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으로 지정했을 뿐만 아니라 사용 후 복원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했음에도 현재까지 복원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다. 진정 복원을 염두에 둔다면 벌채 전에 지형, 토양유형, 식생의 생태적 지표종, 핵심종, 희귀종, 대경목, 희귀식물 및 노거수에 대한 자료부터 수집해야 함에도 서둘러 벌채를 허가했다. 또 스키장 건설을 위해 잘라야 하는 나무가 40,000그루인데 반해 생태복원계획을 통해 이식하겠다는 나무는 겨우 250그루에 불과하다.

비판에 이어 이씨는 가리왕산 복원에 대한 유의미한 제안들을 해 나갔다. 첫째, 단순한 조림이 아니라 토양생태계 복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리왕산 지역은 전석지역으로 흙과 돌, 바위가 서로 연결돼 식물의 뿌리를 지탱하고 있기에 한 지역이 파괴되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둘째, 가리왕산에 자생하는 모든 식물종의 종자, 발아, 양묘, 이식 등의 종별 복원 프로세스는 물론 종간, 종과 서식지간 콤비네이션 프로세스를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재 그 어떠한 부처도 생태적 복원에 대한 충분한 입장과 구체적 실천사항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복원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했으나 결국 ‘파괴된 이상 완전한 복원은 애초 불가능하다’는 것이 결론인 셈이다.

 

 

대규모 국제경기의 경제성 분석

대규모 국제경기 유치론자들이 가장 앞다퉈 주장하는 점이 바로 ‘경제효과’다. 국민들이 경기유치에 열광하는 이유도 바로 그 점에 있으며 개회식이 만들어내는 스펙터클한 풍경에 우리 도시가 명품 도시로 격상했다는 만족감을 얻는다. 이에 정희준씨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월드컵, 세계육상대회, F1과 같은 이른바 ‘메가이벤트’가 경제효과에 기여한다는 것은 일종의 허상이라 꼬집으며 관광수입, 고용창출, 내수활성화, 지역경제활성화 측면에서 그 근거를 들어 비판했다.

첫째, 관광수입의 경우 지역 관광업계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행사 당해에는 외국인 관광객(실은 대회 관계자)의 수가 느는 듯 보이지만 바로 다음해에 예외 없이 평년 수준으로 돌아갔다는 점이 서울, 부산, 대구, 여수에서 개최한 경기 사례에서 증명됐다. 메가이벤트가 열리면 그 지역의 물가는 뛰고 사람들도 붐비기 마련이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그런 지역을 피한다. 실제로 2004년 아테네 관광업자들은 관광객이 줄자 정부에 항의했으며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모두 지역의 관광업자들의 수익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통계다.

둘째, 고용창출의 경우 메가이벤트 개최 준비에 들어가면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는 모든 공사들이 중단되고 경기장 등 대회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토목공사에 집중하기에 고용 총량은 증가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예컨대 아시안게임을 개최한 인천이나 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한 광주의 경우 지하철 건설 등 원래 계획했던 사회 기반시설 건설이 중지됐다. 또 건설경기로 인한 수익 대부분을 중앙의 메이저 건설사들이 휩쓸어가고 그 메이저 건설사들이 하청업체마저 끌고 들어가기에 지역 고용문제 해결에 도움을 준다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 그 외의 일자리마저 저임금의 비정규직이자 단기직일 뿐이다.

셋째, 내수활성화의 경우 메가이벤트가 개최지역에 오히려 타격을 준다는 결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이 열릴 때 가장 혜택을 보는 업종은 치킨배달업소, 맥주집, 경기장 인근의 음식점, 제한적이나마 신형 텔레비전을 개조하는 가전사 정도다. 그 외에는 전혀 상관이 없거나 오히려 타격을 받을 뿐이다. 특히 메가이벤트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며 영화, 공연, 전시쪽은 아예 수익을 포기한다.

넷째, 지역경제활성화의 경우 활성은커녕 도리어 문제점이 생긴다는 결론이다. 폐막 후 경기장 활용문제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전국에 10개의 축구경기장을 지었는데 이들 경기장은 해당 지자체에 연 20~40억 원의 재정부담을 안기는 중이고, 이는 시민들에게 엄청난 세금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강원도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무려 1조6천836억 원을 투입해 지은 알펜시아 리조트는 현재 적자운영으로 빚만 1조 원, 매일 1억 원의 이자가 발생하는 판국이다.

 

 

평창올림픽 합리적 예산 편성을 위한 제안

마지막으로 ‘평창올림픽 개선 방안과 합리적 예산 편성을 위한 제안’을 주제로 윤상훈씨의 발제가 이어졌다. 윤씨는 최근 인천 아시안게임을 예로 들어 신규 스포츠 시설물 건설을 최소화해야 하며, 짓더라도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폐막식이 열린 주경기장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가 기존시설인 문학경기장 개보수를 권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신축해 4천673억 원의 시설비가 추가됐고, 이렇게 무리하게 투자된 비용은 결국 공공요금 인상계획 발표 등으로 이어진 바 있다.

강원도는 분양률 25.8%의 알펜시아 리조트를 건립해 매일 1억3천만 원의 이자를 납부 중이다. 그럼에도 알펜시아 리조트 안에 스키점프, 노르딕센터, 바이에슬론, 신규 슬라이딩센터 등 4개 경기장과 중봉 내 스키리조트 등을 더 운영해야 할 상황이다. 더하여 1천100억 원을 들여 가리왕산에서 사흘의 활강경기를 치른 뒤 최소 1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시설 철거와 복원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동계올림픽의 경기시설은 일반인들이 경기를 즐기기 어려운 종목과 비인기 종목이 많아 경기시설 사후 활용 방안을 찾기 어렵다. 과도한 시설물 신설은 강원도의 재정부담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대안은 있다. 만약 국제스키연맹(FIS) 규정에 따른 투런(2Run) 규정(개최국 지형여건상 표고차 800m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표고차 350~450m에서 두 번에 걸쳐 경기)을 도입한다면 국면은 전혀 달라진다. 굳이 지금처럼 가리왕산을 훼손하지 않아도 되고 1천억 원의 예산낭비도 막을 수 있다. 무엇보다 국제경기로 인한 환경파괴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안을 보여줄 수 있다.

투런 규정 적용을 위해서는 IOC와의 협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개최가 확정된 상황이니만큼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준비했던 화려한 계획들을 뒤로 미루고 경기장 규모와 위치, 개폐막식을 위한 부대시설 등은 모두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할 것이다.

올림픽은 정치인과 자본가에게 환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반면 개최지 지역주민에게는 잠깐의 자부심과 흥겨움은 남을지 몰라도 차후 대를 이을 환경적 경제적 부담을 치러야 한다. 앞선 논의들을 수렴해 봤을 때 메가이벤트 유치로 인한 개최지의 경제발전은 없거나 있더라도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 이번 국회토론회의 결론이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메가이벤트 유치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대가 흔하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인식이 아직 요원한 실정이다.

근본적으로 보면 메가이벤트에 대한 전국민적 집착은 국토의 불균형 개발이 가져온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에서 비롯된 일이 아닐까? 지역간 격차가 줄면 이렇게 비상식적이고 비논리적인 유치열풍은 사그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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