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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 _ 해외 산행 정보

 

해외 산행 가기 전

이것만은 알고 가자

글 · 박경이 편집장  사진 · 사람과산DB

 

 

산을 참 좋아하는 우리네 한국인들! 올 여름 휴가를 유럽 알프스나 일본 알프스 등 해외의 높은 산으로 떠날 계획으로 가슴 부풀어 있을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이야기가 아니길 바란다.

올 5월 몽블랑과 마터호른을 오르겠다며 떠난 20대 두 청춘이 줄을 묶고 몽블랑을 오르던 중 한 친구가 크레바스에 추락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고 말았다. 모 대학 산악부 26세 K의 안타까운 소식이 이 글의 계기가 됐다. 아직 알프스로 떠날 사람이 더 많은데 이른 시즌부터 사망사고를 들으니 올해는 또 어떤 비보가 들려올지 걱정이 앞선다.  

요즘은 전문등반가의 영역이라 여겨졌던 몽블랑이나 히말라야의 트레킹피크 등반 정도는 여행사 모집등반대를 통해 갈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일반 산행을 하던 이들도 소위 ‘산악회 대장’을 따라 해외의 더 높은 산에 욕심을 내보기도 한다. 그렇지만 현지정보, 등산의 기초지식, 등반기술과 장비, 건강과 산행체력, 고소적응, 보험 등 준비가 충분치 않은 데다 의욕은 앞선 경우가 많기에 위험은 너무 가까이 있고 사고의 결과는 허망하기 그지없다. 거의 해마다 몽블랑에서는 한두 명 이상 한국인 사망사고가 나고 있으며 6,000m 이상 히말라야보다 더 빈번하게 사고 소식이 들려온다. 해외 산행 경험이 부족하기에 높이로 모든 것을 따져 ‘높으면 어렵고 낮으면 쉽다’는 잘못된 인식도 일조한다.

일본 알프스쪽도 이른 시즌인 올 5월 초 야리-호타카다케에서 홀로 산행을 하던 50대 한국인 남성이 실종돼 일본 경찰이 2주간을 수색했으나 행방불명이다. 일본의 산에서 한국인들의 사고가 잦자 2015년 나가노현에서는 일본산행 정보를 한국어로 제공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올해 한국어로 만든 일본산행 가이드라인을 우리나라 외교부를 통해 산악관련단체에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해외 산행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 또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누가 나서든 우리 자체적으로 해외 산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본지에서 우선적으로 기본적인 정보를 정리해 보았다. 사례가 많은 일본 알프스와 유럽 알프스, 히말라야로 한정하여 우리나라의 등산환경과 비교하여 사고 예방과 수월한 사고 처리를 돕는 차원에서 자료를 정리했다.

 


일본 알프스, 국내산 보다 고작 1,000m 높다고 얕보면 안되는 이유

일본 알프스 같은 높은 산은 비와 함께 심한 바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한랭한 기후 때문에 2,500m 정도부터 위쪽은 수목이 거의 자라지 않는 장소입니다. 태풍 못지않은 심한 바람 속에 아무것도 바람을 막을 것이 없는 험한 길을 몇 시간이나 걸어야 하는 것입니다.

높은 곳에서는 판초가 강풍에 날려져 거의 도움이 되지 않고 비는 위로부터 뿐만 아니라 옆이나 밑에서도 들어오고 하반신은 흠뻑 젖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계단이나 손잡이 등 안전설비가 한국보다 적은 암릉 지역을 손발을 사용해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데는 판초 스타일의 우의로는 움직임이 제한되어 위험하기도 합니다.(우치노 가오리-일본 산장지기)  

 

2013년 7월 29일 부산의 산악회 소속 60~70대 15명이 폭우 속에 중앙알프스 호켄다케(2,931m)를 향하던 중 저체온증과 탈진으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추락사했다. 이 사고로 한국인들의 산행방식이 한일 두 나라에서 큰 이슈가 됐다. 당시 악천후였고, 한국 팀이 전날 머물렀던 산장의 관계자는 날씨 때문에 등반이 위험하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일행 중 일부는 이미 중앙알프스를 두 차례 가량 등반한 경험도 있었기 때문에 등반을 강행했다. 비용과 시간을 들여 온 해외 산행인 만큼 날씨 때문에 포기하기는 쉽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다.

일본 알프스는 극한 기후조건으로 인해 제대로 된 등반이나 종주가 가능한 것은 연중 3달 정도에 불과하다. 눈이 늦게까지 쌓여있기 때문에 산장도 대부분 5월~10월 사이만 운영하며 산행도 7월 중~ 10월 초까지가 좋다. 또 여름이라도 해도 잔설이 남아 있는 구간이 있고 해발 2,500m 이상에서는 기온도 상상보다 훨씬 낮다. 기상이 급변하고 일기예보에서는 매일 같이 벼락주의보가 발령된다. 특히 3,000m의 산에서는 벼락 때문에 사망사고도 일어난다. 탈진 상태에 빠지거나 비를 맞은 후 강한 바람에 체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저체온증이나 동사의 위험이 크다. 가오리씨의 지적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입는 판초로는 비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여름이라 해도 일본인들은 상의, 하의가 분리되는 고어텍스 소재 방수방풍의류를 준비하는데, 한국인의 경우 오버트라우저(방수방풍 덧바지)를 가지고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하야다치 하야츠키(일찍 출발해 일찍 도착)

위와 같은 이유로 일본에서는 ‘하야다치 하야츠키(일찍 출발해 일찍 도착)’라는 것을 상식으로 하고 있다. 오후 3시 이후 산장에 도착하는 사람은 드문 경우에 속하고 2시면 대부분의 사람이 산장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거나 텐트를 치고 막영준비를 한다.

국내 산행보다 한 시간 가량 당겨서 행동을 시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나라와 같은 시간대이나 더 동쪽에 있어 한 시간 가량 해가 일찍 뜨고 일찍 지기 때문이다. 계절과 위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본에서도 북쪽과 동쪽으로 갈수록 심해져서 북해도의 경우 동지 무렵 16시 경이면 이미 어두워진다.

일부 한국 등산객들이 일몰 이후까지 무리하게 운행하고 이미 문을 닫은 산장을 두드리거나 저녁식사 제공시간이 지났는데도 식사를 요구하는 일이 있다. 한일간의 문화 차이이지만 그들에게 계속 한국인의 행동을 이해해 달라기에는 무리이다. 남의 나라에 가면 그들의 룰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룰로서 자리 잡았다는 것은 오랜 경험을 통해 다함께 지키자는 타당하고 이유 있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능선 종주에 헬멧을 쓴다고?

일본 산은 자국인들도 실종이나 추락사고가 빈번할 정도로 위험한 암릉이나 너덜지대, 함몰지형, 칼날능선 구간이 많다. 위험한 곳에 쇠줄 같은 시설은 있으나 계단 같은 시설물이 많지는 않고, 칼날능선 밑의 급경사면으로 추락사고가 많다. 안내표지판도 적어 지도나 나침반은 필수이다.

특히 북알프스의 야리가타케와 호타카다케 구간은 험한 암릉지대라 일본에서는 숙련자만 갈 수 있는 난코스로서 유명하다. 여름철에는 매일같이 사고가 나며 사망자도 적지 않고, 낙석도 심해 헬멧을 권장하는 구간이다. JT투어 김창희 실장에 의하면  20여 명 가까운 단체로 위험한 야리-호다카 종주산행을 하는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야리-호다카 종주산행에 일본인들은 80% 정도가 헬멧을 착용한다고 하는데, 한국 팀들이 헬멧을 착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JT투어에서는 최근 고객대여용 헬멧을 30개 일본현지에 구비해 놓았다.

 

북알프스 입구에는 산악보험 자판기가 있다?

일본 알프스는 산세가 크고 험한데다 기타 대민지원/소방업무 등으로 인해 경찰이나 자치단체만으로 수색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한시라도 빨리 구조, 수색하기 위하여 많은 경우는 지역마다 있는 산악조난대책협의회와 민간 헬기회사의 협력을 받게 되는데 이 경우 인건비를 포함한 제반의 구조비용은 모두 실비로 조난자에게 청구된다.  

주요등산로 가미코치 입구에는 산악보험접수창구가 있어서 즉석에서 보험가입을 해주고 있다. 외국인도 가능. 가미코치에 신고서 작성과 보험가입을 쉽게 할 수 있는 자판기가 등장한지는 2년이 됐다. 보험료는 1인 500엔이며, 자판기에 500엔을 투입하면 나오는 보험료 납입 영수증을 등산계획서에 첨부해 제출하면 가입이 된다. 산악사고 발생시 사망보험금과 후유장해위로금, 구조비용 등을 최대 100만 엔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구조 요청은 110번.

 

등산계획서 제출이 의무 ?

기후현과 나가노현에서는 2016년 조례가 통과돼 모든 사람이 등산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단속에 걸릴 시에 벌금도 있다. 등산계획서를 작성하며 사전에 목적하는 산(등산로 상황, 난이도, 산장, 날씨 등)을 조사함으로써 계획에 무리가 없는지, 장비가 충분한지를 확인한다거나 만일 조난사고가 일어났을 때 신속한 구조 활동에 도움이 된다. 등산계획서는 등산로 입구에 있는 제출용 우편함, 또는 나가노현 산악고원관광과에 우편이나 팩스, 홈페이지(www.mt-compass.com)로 제출할 수 있다.

 

등산계획서 제출이 필요한 산

북알프스  시로우마다케(白馬岳), 가라마츠다케(唐松岳), 야리가타케(槍ヶ岳), 오쿠호타카다케(??高岳) 등

남알프스  가이코마가타케(甲斐駒ヶ岳), 센조가타케(仙丈ケ岳), 아카이시다케(赤石岳) 등

중앙알프스  기소코마가타케(木?駒ヶ岳), 호켄다케(??岳), 우츠기다케(空木岳) 등

야츠가타케(八ヶ岳)  다테시나(蓼科)산, 덴구다케(天狗岳), 아카다케(赤岳) 등

온타케산  온타케산(御嶽山)

 

일본등산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한국어 제공)

1 네이버블로그 길잡이(giljabi.net) : 북알프스 산장지기 우치노 가오리와 그의 남편 우치노 신이치가 운영.

2 나가노현관광협회(www.go-nagano.net)

 

몽블랑과 히말라야 등반, 하늘도 도와줘야 올라간다

대부분 짧은 여름휴가를 이용해 해외 산행을 나가면 일정에 쫓겨 무리한 운행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트레킹과 달리 정상 등반은 자연적인, 인위적인 불확실성과 위험이 너무나 도처에 있다. 게다가 날씨나 등반루트의 조건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016년 필자도 목표했던 그랑드조라스 등반을 포기했다. 그 당시 눈도 많고 날씨가 안 좋아 올라간 팀이 없었다. 2015년 7월에는 파리에 홍수가 났는데 알프스에도 비가 참 많이 내렸다. 비를 피해 스위스와 프랑스를 왔다갔다하며 등반지를 조정했었다. 숙소 예약 문제로 유동적으로 움직이기에는 제약이 있을 것이나 이 방법이 가장 현명하다.

노멀루트에 의한 몽블랑 등정은 좋은 컨디션이라면 큰 탈 없이 오를 수 있다. 그러나 5,000m에 가까운 이 봉우리는 노멀루트라고 결코 얕잡아 볼 대상은 아니다. 여러 여행사에서 몽블랑이나 히말라야 트레킹피크 정상 등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빙설벽 등반경험이 없는 사람들, 심지어 자기 크램폰도 못 차는 사람들이 현지에서 하루 이틀 짧게 로프와 피켈 사용법, 크램폰 착용법 등만 훈련해서 정상을 다녀오는 것이다. 하지만 모 여행사에서 전문산악인과 함께 한 구떼루트 등반 중 추락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두 다리로 장시간 걸을 수 있는 체력은 충분조건일 뿐이고 만일의 위급상황에서 자력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필수조건이겠다.

 

몽블랑! 이젠 구떼루트가 가장 위험하다

유라시아트랙 서기석 대표는 몽블랑에서 가장 쉽다고 여겨지던 구떼루트가 이젠 가장 위험한 루트가 됐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로 기상이 급변하면서 구떼산장으로 향하는 구간에서는 전쟁터의 포탄이 떨어지듯 낙석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여름 몽블랑에서 사망한 한국인 4명 가운데 2명은 구떼산장 전에 낙석에 맞아 추락했다. 그해에는 계속되는 낙석사고로 구떼산장도 잠시 문을 닫았고 구떼루트로 오르는 이들도 사실상 없어 많은 팀들이 샤모니 시내에서 몽블랑을 바라보며 씁쓸히 등반을 포기해야 했다. 여름철 많은 한국 팀들이 대부분 가장 쉬운 ‘구떼루트’ 단 하나의 선택지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매년 비슷한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배낭을 벗어두고 맨몸으로 몽블랑 정상에 올랐다가

2000년 여름 몽블랑을 등정하고 하산하던 중 한 명이 죽고 한 명이 구조된 사건은 어처구니없는 사고였다. 7월 26일 몽블랑 코스믹산장을 출발한 그들은 중간에 설동을 파서 비박하고 27일 정상을 올랐다. 그런데 오후부터 가스가 잔뜩 끼고 천둥번개를 동반한 눈보라가 휘몰아쳐 길을 잃었다. 설동을 파고 대피했으나 등반 차림 그대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정상이 보이자 배낭을 벗어두고 올랐는데 내려올 때는 벗어 둔 배낭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날씨는 더욱 더 나빠져 28일 내내 탈출하지 못하다가 오후에 한 사람이 숨을 거두었다. 남은 한 사람은 그날 밤 한 번 더 처절한 비박을 이겨내고 29일 아침, 설동에서 나와 영국 산악인에 의해 구조되었다.

그런데 최근 임자체에서도 배낭을 벗어두고 올랐다가 하산길에 동상이 걸리고 손가락을 자른 사례가 있었으니 이제부터라도 배낭을 벗어놓고 올라간다는 것은 중대한 실수임을 알아야겠다.

또 서두에 언급한 26살 K의 사고는 이른 시즌, 눈보라가 심한 악천후 속에 아무도 올라가지 않는 몽블랑을 둘이 개척하다 크레바스를 피해가지 못했던 것이다. 게다가 안전벨트도 실수로 배낭에 넣지 않아 맨몸에 줄을 묶었다는데, 프랑스 현지 뉴스에서는 그것이 원인이 돼 질식사했다고 전한다.  

이 두 사건 모두 몽블랑 등반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 아니었을까? 높든 낮든 해외의 3,000m 이상은 기상이 급변하고 산의 크기 때문에 빠른 하산도 어렵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고 비상식과 보온의류, 헤드램프 등 최소한의 장비는 항상 소지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산악구조 및 보험

사람이 할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했다 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에서 조난을 당해 구조를 받아야 할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유럽은 알프스 지역 어디에든 구조체계가 아주 잘 갖춰져 있고 헬기구조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구조요청은 유럽 전역 공통번호 112.

그러나 유럽 알프스도 구조비용이 만만치 않다. 스위스가 가장 비싼데 2,000~4,000달러, 프랑스에서는 시간당 1,000유로, 이탈리아는 분당 90유로가 청구된다니 최소한 구조보험은 가입하는 것이 안전하겠다. 알프스는 산악스포츠 선진국답게 구조비용 대비 보험료가 그리 비싸지 않은 편이다. 국내 여행자보험을 가입해두는 것이 낫지만 암벽등반 등 전문 산악활동은 보상이 되지 않는다.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의 정보를 참고하자.

 

■프랑스

프랑스는 1958년에 탄생한 세계 최고의 산악헬기구조대(PGHM)가 있다. 보험은 두 종류가 있다. 샤모니 박물관 옆 산악인의 집에 가면 날씨정보와 등산정보를 얻을 수 있고 보험을 들 수 있다. 하루 약 5유로이고 헬기구조비용만 해당된다. 샤모니역 근처에 있는 프랑스산악회(CAF)에 가면 3개월짜리 보험이 있다. 프랑스산악회에 가입 하는 조건이고 65유로짜리는 헬기구조비용에 산장이용 할인, 170유로짜리는  병원비까지 보상해준다. 구조요청은 119.

 

■스위스

1952년에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인 레가(Rega)가 환자 구조와 후송 작업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체르마트 지역에서는 에어 체르마트(Air Zermatt)라는 민간회사도 구조작업을 한다. 레가는 보험이 아니라 민간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구조전문단체이다. 홈페이지에서 30 스위스프랑을 기부하고 연간회원이 되면 구조 무료 또는 할인해준다. 외국인도 가능. 또는 그린델발트에 있는 우체국이나 등산장비점에서 헬기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굉장히 심각한 경우가 아니면 헬기 요청은 자제하도록 한다. 구조요청은 1414.

 

■이탈리아

스위스처럼 비영리단체 돌로미티 이머전시 온루스(Dolomiti Emergency Onlus, dolomitiemergency.it) 홈페이지에서 22유로를 기부하고 연간회원이 되면 총 2,700유로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험 가입일이 8월 31일 이전일 경우 그 해 12월 31일까지, 9월 1일 이후일 경우 다음년도 12월 31일까지 보험 적용된다(이후 자동 소멸). 구조요청은 118.

 

 

구조 요청 방법

①시각적인 신호 방법 : 한 낮엔 밝고 가벼운 색상의 의류를 1분에 6번 흔들고 1분 쉰 다음, 다시 반복한다. 밤중엔 랜턴 불빛을 1분에 6번 흔들고, 1분 쉰 다음, 다시 반복한다. 응답이 있을 때까지 이러한 동작을 계속한다.

②청각적인 신호 방법 : 고함을 지르거나 호루라기를 1분에 6번 분 후, 1분 쉰 다음  다시 반복한다. 응답이 있을 때까지 계속한다.

③전화 : 유럽 전역 공통번호 112 또는 프랑스 119, 이탈리아 118, 스위스 1414 .

또 조난자가 구조헬기에 수신호를 할 때는 두 손으로 V자를 그리며 흔든다.

 

고소증이 복병인 히말라야 등반

히말라야는 고소증이 복병이다. 실제 5,000m 이상 등반해봤던 전문가들도 다시 찾은 5,000m에서 고소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2016년 60대 남성이 로부체에서, 2015년 50대 여행사 대표가 메라피크를 오르던 중 고소증으로 사망했다. 히말라야에서는 전문등반가도 고소증으로 제 몸을 컨트롤하지 못해 추락, 실족하거나 뇌의 산소부족으로 제대로 된 판단을 못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건강과 체력을 과신하다가 현지에서 오히려 남들보다 더 고소적응에 실패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출국 전 자신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훈련으로 몸 상태를 최고로 만들어가겠지만 현지에서도 일거수일투족 조심하고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고소순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자만하지 말아야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업등반대 상품으로 임자체(6,189m)와 메라피크(6,461m)를 주로 간다. 그런데 모 여행사 모객 광고 중 ‘임자체피크 등정 중 불의의 사고에 대해서는 당사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한참 혼란스러웠다. 등반은 행위자 자신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돈을 내고 참가했다 하더라도 준비 안된 사람 또는 등반대장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위험을 자처하는 사람들에 대한 경각심 재고 차원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체력이나 시간, 자연적인 위험요소 등 전체적인 것을 현지 스텝이 판단하여 중도포기를 결정하면 조언을 듣지 않고 자기 고집대로 하다가 결국 본인은 물론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한 것이 동서양을 떠나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비록 고정로프가 깔리고 셰르파가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해도 전문가 못지않은 훈련과 체력을 향상해서 가야하며 현지에서는 경험 많은 리더나 스텝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

 

 

히말라야에서 헬기 타고 내려오신 분?

아마 있을 것이다. 편하고 빠르게 내려오고 싶어서 환자인 척 헬기를 타고 병원에 도착해서는 멀쩡히 걸어서 나가는 기막힌 일들이 자주 발생해 모 보험회사에서는 한국인들의 보험가입을 아예 막아 놨다고 한다.

마터호른에 죽기살기로 오른 후에 가이드에게 보험 가입했으니 헬기 불러서 내려가자고 요청했다가 핀잔만 들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봤다. 비싸서 보험을 안 드는 사람들도 문제이나 보험가입을 하고는 중환자도 아니면서 헬기를 요청하는 사람이 더 문제이다. 국내 보험으로 보상이 안돼서 대안으로 해외의 보험 상품을 어렵사리 찾아서 한동안 한국 팀들이 안심하고 이용했는데 이제 그 보험은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해당이 안 된다. 본전을 뽑을 셈이었나? 자존심도 버리고 편법으로 일신의 편안함을 찾은 선두주자들 때문에 뒤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고사하고 나라망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네팔의 헬기 구조비용도 500~1,000만 원으로 비싸고 보험료도 비싼 편이다. 그만큼 사고확률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네팔 현지여행사나 해외 보험사 홈페이지에서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트래블 인슈어런스(Travel Insurance)’ ‘마운틴 레스큐 인슈어런스(mountain rescue Insurance)’ 등의 검색어로 구글검색한 결과  ‘월드노매드 홈페이지(worldnomads.com)’ 등 사이트를 찾을 수 있었고, 보험료는 약 20만 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국내 보험이 없으니 외국보험사이지만 감사장이라도 수여하고 싶은 심정이다.  

 

 

나가며

본지에 연재된 정은기씨의 일본 알프스 단독종주기가 이번 호로 끝났다. 단독산행보다는 동행이 있는 것이 사고에 대처할 수 있고 바람직하지만 정은기씨는 산행경험이 많고 체력과 장비 등 준비도 잘했으며 일본현지에 사는 가족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혹시라도 ‘70대도 했는데 나라고 못해?’라는 생각으로 도전할지도 모르는 제2, 제3의 단독산행자에게 일본 알프스가 만만한 산이 아님을, 그리고 철저히 준비해서 가라는 당부를 드린다. 일본 산행의 실종자들은 대부분 단독산행자들이다.

8,000m를 수없이 오른 어느 산악인은 ‘산의 정상은 4,000m이든 8,000m이든 다 어렵다’고 했다. 정상 부분은 다 피라미드라서 위험하기는 똑같다는 뜻이다. 높이가 낮다고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는 경험이 제일 좋은데 그 한 번의 경험이 마지막이 되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안 되겠다. 만년설산을 오르려면 최소한 한국의 동계시즌에 등산학교 설상반이라도 졸업해야 한다는 인식들이 공유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국내에 산악보험 상품이 거의 없는 것이 아쉽다. 우리나라는 구조비용을 개인에게 청구하지 않아서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인지 산악사고를 보상해주는 보험의 존재에 대한 간절함이 없는 것 같다. 일반 생명보험이나 상해보험에서는 암벽, 빙벽등반과 같은 위험한 활동으로 인한 사고는 면책이라고 명시돼 있다. 여행자보험을 가입하고 등반을 떠났어도 마찬가지이다. 동부화재의 ‘산119’라는 산악 관련 보험이 있긴 하지만 이는 국내에서만 적용되고 해외 등정은 해당되지 않는다. 산악보험에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도움 주신 분_ JT투어 김창희 실장, 유라시아트랙 서기석 대표, 혜초여행사 이진영 상무, 네이버블로그 길잡이 운영자 우치노가오리, 이탈리아관광청 이송의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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