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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아빠와 떠나는 대한민국 구석구석②

바다내음 가득한

그곳에서 담아온 노을 빛 추억

태안 병술만 어촌체험마을

 

병술만 마을은 서해로 길게 뻗은 태안반도 끝자락에 자리해 있다. 어촌체험마을로 유명한 이곳에 비밀의 정원처럼 멋스러운 캠핑장이 숨어있다. 울창한 솔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이곳이 이번 우리 가족의 캠핑 여행지다. 여린 파도 소리를, 붉은 노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설렌다.

 

글 사진 · 정철훈(여행작가)

 

 

 

솔향 가득, 바다향 가득, 체험 가득

“아빠! 수영복 챙겼어?”

“언니! 장화는? 호미는 넣었지?”

바닷가로 캠핑을 간다는 말에 연수와 연우는 챙길 짐이 많아졌다. 아직은 추워서 물놀이는 못 한다고 해도 ‘혹시 모르지 않냐’며 기어이 수영복까지 찾아 배낭에 넣었다. 이번 가족캠핑여행은 태안, 그것도 안면도로 정했다. 어촌체험마을로 유명한 그 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조개도 캐고, 노을도 보며 마음 편히 쉬었다 올 생각이다.

시원스레 뻗은 고속도로를 벗어나면서 언뜻언뜻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의 모습에 아이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하지만 막상 캠핑장 입구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면서 연우의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바다 간다고 했잖아.”

“바다 가는 거 맞는데.”

“근데, 왜 자꾸 산으로 가?”

그러고 보니 솔숲이 정말 깊고 울창하다. 연우의 말처럼 산으로 간다고 해도 믿을 만큼. 거리도 제법이다. 뾰로통해 있던 연우의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힐 쯤, 다행히 솔숲 뒤로 바다가 보이기 시작했다. 눈물까지 보인 게 제 딴에도 무안했던지 그제야 ‘히~’하고 어색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병술만캠핑장은 병술만 어촌체험마을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캠핑장은 진입로를 기준으로 자율 캠핑장과 대여 캠핑장으로 나뉜다. 자율 캠핑장은 말 그대로 개인 텐트를 이용하는 공간이고, 대여 캠핑장은 텐트를 포함한 캠핑 장비 일체를 빌려 캠핑을 하는 곳이다. 요즘 유행하는 글램핑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텐트며 부속 장비들이 꼼꼼히 채워져 있어 하루 이틀 머물며 캠핑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솔숲에 자리한 대여 캠핑장은 여유 공간에 한해 자율 캠핑을 허용한다.

 

바스락 바스락, 재밌는 바지락 캐기

새벽 일찍 출발한 덕에 소나무에 둘러싸인 대여 캠핑장 옆 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텐트는 타프에 사용하는 50cm짜리 팩까지 꺼내 와 단단히 고정시켰다. 느슨한 모래 바닥도 바닥이지만 밀물 때 불어댈 바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름드리 소나무 사이에 자리한 텐트는 생각보다 운치가 있다.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바람결 따라 비릿한 바다 냄새가 밀려들기도 하고, 향긋한 솔향이 코끝을 간질이기도 한다. 이런 게 해변 캠핑의 묘미가 아닐까. 물론 나른한 봄날 오후처럼 느리게 들고나는 게으른 파도 소리도 빼놓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조개 잡으러 가자!”

잠자리를 마련했으니, 이젠 본격적으로 갯벌 체험에 나설 차례다. 물론 즐기기만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병술만 마을은 예로부터 바지락으로 유명한 곳. ‘바지락 한 보따리면 쌀이 한 가마’라는 말이 전하는 곳이니만큼 그 맛을 제대로 느껴보려면 칼국수에 구이는 필수 코스. 밑재료는 모두 준비가 됐으니 이제 바지락만 있으면 된다. 조금은 넉넉히.

“오늘 저녁 메뉴는?”

“바지락 칼국수!”

“아니, 오늘 저녁 메뉴는 바지락 칼국수에 바지락 구이까지야. 알겠지?”

“예써~”

모자 꾹 눌러쓰고 앞장서는 엄마를 쫓아 연수와 연우가 비장한 걸음을 옮긴다. 한데 막상 체험장에 들어서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아이들도 이리저리 눈치 보느라 진도가 영 나가질 않는다. 사실 바지락을 캐는 데는 별다른 기술이 필요치 않다. 호미로 열심히 갯벌을 걷어 내는 게 최선이다. 바지락을 많이 캐고 싶다면 그만큼 부지런히 호미질을 하면 된다는 얘기다. 우직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연우가,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며 욕심만 앞세운 연수보다 바지락을 많이 캔 건 그 때문이다. 바지락은 한곳에 모여 사는 습성이 있어 자리만 잘 잡아도 한 바구니 채우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는 연우의 우직함에 힘입어 2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네 개의 바구니를 바지락으로 가득 채울 수 있었다. 덕분에 바지락 칼국수에서 바지락 구이와 바지락 탕으로 이어지는 바지락 풀코스 요리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소금을 똑똑 뿌리면 고개를 쏘옥. 맛조개 잡기

기대 이상의 성과에 아이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 기세를 몰아 맛조개 잡이에도 도전해 보기로 한다.  

“아빠, 근데 맛조개는 어떻게 잡아?”

“글쎄... 일단 숨구멍부터 찾아보자.”

갯벌에서 캐내는 바지락과 달리 맛조개를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요령이 필요하다. 일단, 숨구멍을 찾는 게 순서. 근데 이게 만만치 않다. 맛조개나 게 그리고 갯지렁이의 숨구멍이 모두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나마 숨구멍 주위로 동글동글 작은 모래가 쌓여 있는 게 구멍을 제외하면 맛조개와 갯지렁이의 숨구멍은 어디가 어떻게 다른 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인터넷을 뒤져 알아낸 ‘8’자 모양의 숨구멍은 갯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이제 곧 물이 들어올 시간인데, 한 마리라도 잡아야 할 텐데,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이 급해질 즈음, 저 멀리서 깔깔대는 연수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듣는 사람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호탕한 이 웃음소리의 의미는? 예상이 맞았다.

“아빠! 아빠! 이거 맛조개 맞지? 내가 잡았어!”

가장 먼저 손맛을 본 건 역시 눈치 9단 연수였다. 파헤쳐진 구덩이 속에서 삐죽이 솟아 있는 뭔가를 발견하고 살짝 잡아당겨 보니 쏘옥 하고 맛조개가 빠져나오더란다. 정말이지 ‘소 뒷걸음질에 쥐 잡힌 격’이란 말이 딱인 상황이다. 그래도 작은 숨구멍 아래 엄지손톱만 한 타원형의 조개집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건 큰 수확. 사실 그전까지도 몇 번인가 비슷한 모양의 구멍을 본 적은 있었다.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보아 넘긴 게 문제였지만. 이후로는 그야말로 일사천리. 작은 숨구멍 위 갯벌을 호미로 걷어 내면 타원형의 구멍이 드러나고 그곳에 천일염을 넣으면 어김없이 맛조개가 고개를 내밀었다. 병술만 마을에서는 갯벌 보호를 위해 맛소금 대신 천일염만을 사용하는데, 맛조개가 소금에 반응하는 건 바닷물이 들어왔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45마리의 맛조개를 잡았다. 한 사람 앞에 한 마리씩, 네 마리만 잡아 보자고 시작한 일이 10배가 넘는 성과로 돌아왔으니 결코 나쁜 성적은 아니다. 맛조개 잡는 재미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바닷물이 제법 들어왔다. 해도 많이 기울었다. 이제는 슬슬 텐트로 돌아갈 시간. 아이들도 오늘의 결과가 만족스러운지 별 말 없이 따라 나선다. 아이들 손에 들린 바지락과 맛조개는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를 정도로 푸짐하다. 온종일 갯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느라 피곤할 법도 한데 종종거리며 갯벌을 빠져나가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워 보인다. 연수와 연우는 오늘 또 그렇게 추억 하나씩을 마음속에 챙겼다. 서쪽 하늘을 핏빛으로 물들이는 저 붉은 노을을 닮은 행복한 추억 하나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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