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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 _ 안나푸르나4봉

 

한국산악회 안나푸르나4봉 40주년 그 길을 따라

 

글 · 강성우(한국산악회)  사진 · 원정대

 

 

 

 

3월 16일 13시 30분 네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8년 동계 가우리상카 등반 이후 10년 만에 가는 네팔이다. 그동안 개인적인 문제로 장기등반이나 해외 원정등반, 트레킹 등은 생각도 못했었는데, (사)한국산악회 안나푸르나4봉 등정 40주년 기념 트레킹 멤버로 당시 대장이셨던 한국산악회 전병구 고문의 제안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출발한 전병구(76세, 한국산악회 고문), 이상직(71세, 어센트산악회), 강성우(57세,한국산악회)와 네팔에 살고 있는 진경용(71세, 어센트산악회, 전 한국산악회 기술위원)이 현지에서 합류, 총4명의 멤버로 구성되었다.

카트만두에서 이틀 머물며 트레킹 준비를 모두 마치고 차량으로 베시샤르까지 가고 그곳에서 차량하부가 높은 지프로 비포장도로를 달려 차메까지 가기로 하였다. 가이드 1명과 포터 3명을 고용해서 운행하기로 하였다. ‘람바부’라는 가이드는 나와는 두 번의 등반을 함께한 셰르파다. 트레킹 중 호흡을 잘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가이드로부터 밤늦게 호텔로 전화가 왔다. 계단에서 미끄러져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하였고 본인은 갈 수가 없어 자기 동생을 보낸다는 전화였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가이드 소남과 포터 3명, 그리고 우리 멤버 4명은 아침 일찍 카트만두를 출발 베시샤르를 향했다.

 

40년 전 보름 걸었던 길을 이틀만에

오후 2시 30분 베시샤르에서 비포장용 지프로 갈아타고 차메로 출발한다. 주로 계곡의 좌측 사면에 새로운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었지만 도로 사정은 최악이었다. 수직의 절벽을 깎아 겨우 차 한 대정도 다닐 수 있는 길들이 이어진다. 오른편 아래로는 수백 미터의 절벽이 고개를 자꾸 왼쪽으로 돌리게 만든다. 차가 교행하기 위해선 길이 조금 넓은 곳에 한 대가 기다리다 간신히 비껴 지나는 길들의 연속이다.

계곡 반대편 사면에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들이 있고 가끔 트레커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전 고문님의 말씀에 의하면 40년 전 카라반 때는 보름을 걸어서 베이스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길은 형편없어도 이틀이면 베이스 입구인 훔데까지 갈 수 있으니 변화가 느린 이곳 히말라야의 산속도 어쩔 수 없나 보다 하신다. 저녁 9시 차메(2,670m)에 도착, 로지에 짐을 풀고 늦은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든다. 얼마나 차에 흔들리고 몸에 힘을 주고 왔는지 온몸이 뻐근하다.

3월 20일은 휴식. 장시간의 차량이동으로 컨디션이 엉망인 멤버들을 보고 전 고문께서는 하루 쉬었다 내일 출발 하자고 하신다.

3월 21일부터 본격적인 트레킹에 들어간다. 8시에 차메를 출발, 비포장도로를 다니는 지프들 때문에 먼지가 심하다. 고즈넉한 산길을 걷는 트레킹을 원한다면 새로 난 차가 다니는 길이 아닌 옛길을 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오후 3시 30분 두클리 포카리(3,060m)에 도착, 1박 하기로 한다. 준비한 식량으로 저녁을 준비한다. 로지에서 취사를 할 경우에는 사용료를 내야한다. 그 사용료가 밥을 사먹는 것과 같은 금액이다. 그리고 밥을 사먹지 않을 경우 방 사용료를 올려받기도 한다. 달밧이나 간단한 음식을 시키고 준비한 반찬을 곁들여서 식사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다.

3월 22일 홈데까지 이동거리(약5시간)가 길지 않아 아침 식사 후 밀크티를 한잔하고 천천히 출발한다. 40년 전에는 비행장이 들어설 거라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홈데에 간이 비행장이긴 하지만 비행장을 보시고 전 고문께서는 또 한 번 세월이 많이 지난 것을 느끼시는 것 같다.

3월 23일 7시 홈데(3,280m) 로지를 출발, 오른편으로 비행장을 보면서 1시간 정도 걷다 보면 왼편으로 안나푸르나4봉 베이스캠프 입구인 사브지츄 계곡이 나온다. 출루웨스트, 출루이스트봉을 등 뒤로 하고, 넓은 습지를 건너 계곡 좌측 산길을 오른다. 응달진 곳에는 눈이 많이 쌓여있어 발길을 더디게 한다. 오른편으로 안나푸르나3봉, 중앙에 안나푸르나4봉, 왼편으로 안나푸르나2봉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40년 전 안나푸르나4봉 베이스캠프로 향한다.

당시에는 눈이 많이 와서 계곡 입구 조금 지나서 임시 베이스캠프를 치고 베이스캠프 예정지까지 피스톤 방식으로 짐들을 옮겼다고 한다. 13시 25분 베이스캠프에 도착, 전 고문께서 당시의 등반루트와 등반상황을 설명하신다.

 

1978년 4월 22일 오후 3시경 한국산악회 유동옥, 파상,

펨바 안나푸르나4봉 등정

그때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시는 것 같다. 원정대원들 중에서 정상공격 대원을 선발한다는 것은 대장으로서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대원의 등반능력과 정신력 그 외의 여러 가지들을 종합 판단,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대장의 역할은 원정대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어려운 판단과 결단력을 보여준 전 고문의 당시 어깨의 무게가 충분히 짐작이 간다.

1970년 한국산악회 창립 25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한국에서의 원정등반으로는 첫 번째인 추렌히말(7,371m) 원정 대원으로 히말라야에 첫발을 내디뎠던 전병구 고문!

당시를 회상하시면서 안나푸르나4봉을 바라보시는 전 고문의 뒷모습에서 역전의 산악인의 풍모를 느낄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 아닐까.

오후 늦게 홈데 로지로 돌아왔다. 등정 40주년 기념 안나푸르나4봉 베이스캠프 방문을 마무리 하고 다음 일정인 ABC 트레킹을 위해 준비한다. 내일 포카라로 이동하기 위해 예약해 놓은 지프를 다시 확인하고 또한 호텔도 체크한다.

 

ABC 트레킹

안나푸르나4봉 트레킹 퍼미션으로는 안나푸르나1봉 트레킹을 할 수 없어 다시 퍼미션을 발급 받아야 했다. 3월 27일 7시 40분 피쉬테일 호텔을 출발, 10시 40분 나야플에서 여행자카드 확인을 받고, 11시 45분 간두룩 입구에 도착 트레킹을 시작한다. 1시경 간두룩(1,940m)에 도착 점심식사를 하고, 원래 예정은 이곳에서 1박을 하려고 하였으나 시간이 많이 남아 콤롱단다로 향한다. 4시 50분 콤롱단다(2,050m)도착, 능선에 위치한 곳으로 주변에 서너 개의 로지와 계곡 건너로 촘롱이 보이는 작은 마을이다.

3월 28일 아침 출발, 계속 내리막길이다. 한 시간 정도 내려와 강가의 로지에서 차를 한잔씩 마시고 있는데 뒤 따라 포터들이 도착한다. 포터들이 짐이 너무 무거워 불만이라고 가이드가 귀띔을 한다. 로지에서 아침과 차를 사주고 올라갈 때는 조금 무거워도 운행거리를 짧게 할 것이고 내려올 때는 가벼워질 테니 조금만 수고하라고 달래주니 노프러브럼 하면서 밝게 웃는다. 순수하고 착한 친구들 같다.

 

나와 진경용 선배가 일찍 촘롱에 포터들과 도착해서 점심을 준비하기로 하고 먼저 출발을 하였다. 촘롱(2,170m)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후미의 도착이 늦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리다 가이드에게 전화를 해보니 벌써 촘롱에 도착했다고 한다. 중간에 아랫길과 윗길이 있었는데 우리는 윗길로, 후미는 아랫길로 서로 길이 엇갈렸던 것이다.

부랴부랴 후미가 머물고 있는 살라푸 로지로 달려가 알파미죽과 밑반찬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촘롱은 16년 전에 도봉구민 등산교실 수료생들과 왔었던 곳인데 그때와는 정말 많이 바뀌어 있는 모습이다.

체크포인트에서 확인을 하고 계속 계단 길을 내려간다. 무릎 수술을 한 지 4달 정도 지난 나에게는 오르막보다는 내리막이 오히려 더 불편하다. 앞 발꿈치에 힘을 주고 관절 마찰을 최소화하며 근육으로만 걸어보려고 하니 아무래도 걸음걸이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피로가 빨리 온다.

오후 3시경 날이 흐려지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배낭 커버를 씌우고 운행하려 했지만 내리는 양이 적지 않아 비 그치기를 기다렸다 가기로 한다. 한 시간 정도 지나 비가 멈추고 운행을 다시 시작 한다. 아래 시누와에 도착하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예약한 로지가 위 시누와에 있어 비가 내리지만 어쩔 수 없이 걸음을 재촉 한다. 오후 7시 10분 윗 시누와 도착, 저녁은 매식으로 하기로 한다.

3월 29일 어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늦게까지 조금 무리한 운행을 했으니 오늘은 가볍게 진행하기로 한다. 11시 30분 밤부(2,310m)에 도착, 이름대로 주변에 대나무가 많은 동네다. 2시 30분 도반(2,600m)에 도착, 오늘은 이곳에서 쉬기로 한다. 전 고문께서는 양말, 속옷, 티셔츠 등 빨래를 하고 샤워를 하신다, 참 부지런한 분이시다. 나는 출발할 때 입었던 옷 그대로 트레킹 끝날 때까지 입으려고 계획하고 있다.

3월 30일 8시 30분 도반 출발, 히말라야(2,920m)에서 알파미 잣죽과 볶은 김치, 김, 더덕장아치, 낙지젓을 반찬으로 여유 있게 점심을 해결한다. 3시 40분 데우랄리(3,200m) 도착, 해발 3,000m가 넘으면 보통사람들은 고소증상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전 고문님, 이상직, 진경용 선배님 모두 70이 넘으신 분들인데도 다들 컨디션이 좋으시다. 오랫동안 등반과 산행을 했던 분들이라 그런지 본인들의 몸 상태를 잘 조절을 하시는 것 같다.

3월 31일 8시 데우랄리 출발, MBC, ABC 에서 각각 하루씩 묵을 것인지, 아니면 ABC에서 이틀을 묶을 것인지 스케줄을 조정하다 각각 하루씩 묶기로 결정한다. 12시경 MBC에 도착, 로지 뒤쪽으로 마차푸차례(6,997m), 앞쪽으로는 안나푸르나 남봉(7,219m), 그 좌측 조금 아래로 히운출리(6,441m), 흰 눈 덮인 히말라야의 연봉들에 둘러싸인 로지 앞마당에서 밀크티 한잔 마시면서 전병구 고문의 50년 전 원정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한 시공간 이었다.

 4월 1일 ABC를 향해 천천히 발길을 내딛는다. 오른편 언덕에 가려 안나푸르나1봉은 아직 보이질 않는다. 아침부터 헬기가 쉴 새 없이 오르내린다. 트레킹할 시간과 체력이 없는 경우 헬기로 와서 1시간여 이곳에 머물고 다시 헬기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주변을 헬기투어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조금 더 오르다 보니 어느새 안나푸르나1봉이 보이기 시작하고 로지가 눈에 들어온다. 12시경 ABC에 도착, 박영석, 신동민, 강기석 추모비에서 들러 소주한잔 올리고 잠시 묵념하고 상념에 잠긴다.

 

일상으로 돌아와서

안나푸르나4봉 등정 40주년 기념 트레킹은 40년 전과는 조건과 상황들이 많이 달라진 모습에서 당시 등반의 행위와 의미를 새겨보는 기회를 갖고자 하는 것이었다. 한국산악회 본회 행사로 기획되었던 것이었으나 참가인원의 부족과 참가하려는 회원 간의 일정이 서로 달라 원래 계획대로 진행 할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당시 원정대의 대장이었던 한국산악회 전병구 고문과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3명만이 참여하게 되었다. 지금은 이틀이면 도착 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를 보름이나 걸려서 가야 했었고, 베이스캠프로 바로 접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눈이 많아 중간에 임시 베이스캠프를 설치해야만 했었다. 신발이 없어 눈길을 비닐로 발을 감싸고 짐 수송을 해야만 했던 포터들의 어려움과, 기상상태가 좋지 않아 어렵게 등반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을 당시 대장이었던 전 고문께 이야기들을 들으며 40여 년이라는 시간의 벽을 거슬러 내가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다.

70 중반을 넘기신 전 고문과 70이 넘으신 두 분이 힘든 내색 하나 없이 오히려 내 무릎 걱정을 해주시며 일정을 소화하시는 모습에서의 감동은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엊그제 돌아와 이제 겨우 피로가 풀리는가 싶은데 또 히말라야의 설산이 눈에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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